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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양심

발할라 내부의 조피 숄 흉상과 제3제국에 맞선 저항을 기리는 독일어 명문

ISEE 학회 기간 중 시간을 내어 레겐스부르크를 구경하고 왔습니다. 레겐스부르크 근처에는 발할라라는 곳이 있습니다. 처음에 신순수 박사가 발할라에 가자고 하길래, 발할라는 죽어서 가는 곳 아니냐고 농담을 했습니다. 알고 보니 독일어권의 위인들을 기념하는 기념관이었습니다. 판테온 같은 곳이지요. 발할라는 그리스 신전 양식의 큰 건물로, 내부에는 위인들의 흉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베토벤, 바그너, 괴테, 라이프니츠, 플랑크, 몰트케, 아데나워 같은 익숙한 인물들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서 한 젊은 여성의 흉상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일단 몇 안 되는 여성이기도 했고, 다른 흉상에는 아래에 이름만 있는 데 비해 이 흉상에는 별도의 대좌와 명문이 있었습니다. 이름은 조피 숄(Sophie Scholl). 명문의 독일어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Terror des „Dritten Reichs“, ‘제3제국의 공포’라는 구절은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읽어 보니 “제3제국의 불의와 폭력, 그리고 공포에 맞서 용기 있게 저항했던 모든 이를 추모하며”라는 뜻이었습니다.

조피 숄은 백장미단의 일원으로 나치 독일에 저항했던 대학생이었습니다. 1943년, 오빠 한스 숄과 함께 처형당했습니다.